🏥별이 병원 가는 날

고양이 약 먹이기, 알약을 자꾸 뱉는 노령묘에게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cat.아라레 2026. 9. 18. 08:30

노령묘 투약 썸네일
노령묘 투약 썸네일

동물병원을 나설 때 손에 남는 건 종이봉투 하나입니다. 안에는 며칠치 알약이 들어 있고, 겉에는 볼펜으로 적은 짧은 지시가 붙어 있습니다. 고양이 약 먹이기는 그 봉투를 여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집에 와서 막히는 자리는 대개 같습니다. 입은 벌렸는데 알약이 그대로 튀어나오고, 두 번째부터는 고양이가 손을 먼저 피합니다.

별이는 2012년 5월생이라 올해 열네 살입니다. 나이가 있는 고양이는 약 먹을 일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서, 첫 회차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그다음을 정해버립니다. 아라레는 입에 넣는 것까지가 아니라 다 넘겼는지 확인하는 데까지가 투약이라고 봅니다.

약봉투를 받아 오면 먼저 보는 것

봉투를 열기 전에 확인할 건 네 가지입니다. 제형이 알약인지 가루인지 액상인지, 하루 몇 번인지, 며칠치인지, 밥과 함께인지 빈속인지.

봉투에 잘 안 적히는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약을 쪼개도 되는지.

International Cat Care는 알약을 부수거나 나누기 전에 담당 수의사에게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겉 코팅이 깨지면 안 되는 약이 있다. 잘 안 넘어간다고 집에서 가루로 만들어버리면 약은 먹였는데 효과가 달라집니다.

봉투를 열기 전에 물어볼 것

반으로 잘라도 되는지, 가루로 부숴 습식에 섞어도 되는지는 약마다 답이 다릅니다. 사람이 먹던 약을 나눠 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습니다.

동물병원 처방약 봉투
동물병원 처방약 봉투

알약은 혀 어디쯤에 놓아야 넘어갈까

혀 위에 얹으면 나옵니다. 고양이가 혀로 밀어내기 좋은 자리거든요. International Cat Care는 혀 가운데의 가장 안쪽, 눈으로 보이는 한계선까지 알약을 떨어뜨리라고 설명합니다.

자세도 결과를 바꿉니다. 위에서 덮치듯 다가가면 고양이는 피할 준비부터 하거든요. 옆에서 다가가는 편이 낫습니다.

  1. 고양이를 사람 반대쪽을 보게 앉히고 앞발을 팔꿈치 위에서 가볍게 몸통 쪽으로 붙인다
  2. 알약에 버터나 그레이비를 아주 조금 묻혀 미끄럽게 만든다
  3. 한 손으로 머리 위를 잡고 고개를 살짝 위로 들어 올린다
  4. 다른 손 중지로 아래턱을 내려 입을 벌리고 혀 안쪽에 알약을 떨어뜨린다
  5. 입을 잠깐 다물게 하고 코나 목을 부드럽게 문질러 삼키게 한다

삼켰는지는 입술이나 코를 핥는 동작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아라레는 이 다섯 중에서 네 번째, 알약이 떨어지는 자리만 제대로 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고 봅니다.

발버둥 치는 고양이를 세게 누르는 건 도움이 안 됩니다. 같은 자료도 강하게 제압하지 말라고 못 박아 두고, 수건으로 앞발까지 감싸는 방법을 대신 권합니다. 힘으로 이기면 그날은 넘어가지만 다음 회차가 더 어려워진다.

무릎 위에서 약을 먹이는 손
무릎 위에서 약을 먹이는 손

약만 넘기고 끝내면 식도에 남습니다

여기가 제일 많이 놓치는 자리입니다. 꿀꺽 삼키는 걸 확인하면 보통 거기서 손을 놓는데, 삼켰다고 약이 위까지 내려간 것은 아닙니다.

고양이 식도는 거의 수평으로 놓여 있습니다. 물 없이 삼킨 알약과 캡슐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5분이 지난 뒤에도 상당수가 식도에 남아 있었고, 위까지 내려간 것은 세 알 중 한 알 남짓이었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알약 뒤에 물을 6mL 먹였더니 60초 안에 전부 위에 도착했습니다.

알약 뒤에 물 6mL · 찻숟가락 하나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이 보호자용으로 정리한 안내에도 알약이나 캡슐 뒤에 찻숟가락 하나인 5~6mL의 물을 경구 시린지로 넣어 주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을 싫어하면 잘 먹는 액체나 부드러운 습식을 조금 주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식도에 오래 머문 약이 점막을 자극하는 일이 있습니다. 고양이에서 독시사이클린 계열 알약을 먹인 뒤 식도염과 식도 협착이 생긴 사례가 수의학 논문으로 보고돼 있고요. 약을 먹은 뒤 침을 계속 흘리거나 삼키기를 힘들어하면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시린지로 물을 먹이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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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에 숨겨도 되는 약, 안 되는 약

입을 벌리는 과정이 통째로 사라지니 숨기는 쪽이 편합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밥그릇 한 끼에 통째로 섞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치즈나 고기, 간식처럼 소량에 숨기라는 것이 International Cat Care 안내고요. 주식에 섞으면 그 밥 자체를 피하게 되고, 남겼을 때 얼마나 먹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빈속 지시가 붙은 약이면 이 방법 자체가 맞지 않습니다.

간식만 먹고 알약은 뱉어 놓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약이 없는 같은 간식을 두어 개 먼저 주고, 리듬이 붙었을 때 약이 든 것을 끼워 넣는 순서가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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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을 숨긴 투약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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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못 넣겠을 때 어떤 도구를 쓰나

손가락을 입 안쪽까지 넣는 게 부담스러운 집이 많습니다. 물릴까 봐 손이 멈추면 알약은 딱 그 자리, 혀 앞쪽에 떨어집니다.

투약기는 그 거리를 대신 좁혀 주는 도구입니다. 끝에 알약을 물려 두었다가 밀대를 누르면 혀 안쪽에서 약이 놓입니다. VCA 동물병원 자료도 손으로 계속 어려우면 투약기를 써 보라고 소개합니다.

경구용 시린지도 한 자루 준비해 둡니다.

도구를 바꿔도 안 되는 날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기호성을 붙인 액상이나 다른 제형이 있는지 담당 수의사와 상의하라는 것이 같은 자료의 안내입니다.

액상약은 자세가 다릅니다

알약만 생각하고 있다가 액상약을 받아 오면 손이 한 번 엉킵니다. 코넬대 안내는 액상을 넣을 때 고개를 뒤로 젖히지 말라고 따로 적어 둡니다. 시린지를 아랫니 옆 볼 주머니에 대고 조금씩 밀어 넣으면서 삼킬 시간을 주는 방식입니다.

제형별로 달라지는 것

약을 넣는 자리와 바로 뒤에 이어지는 동작

제형 넣는 자리 바로 뒤에 할 것
알약·캡슐 혀 가운데 가장 안쪽 물 6mL 또는 부드러운 습식
가루약 한 번에 다 먹을 양의 습식 그릇을 비웠는지 확인
액상약 아랫니 옆 볼 주머니 고개를 젖히지 않고 천천히

자주 묻는 질문

Q. 두 알을 한꺼번에 넣어도 되나요?

A. 한 알씩 넣고 삼킨 것을 확인한 뒤 다음 알로 넘어갑니다. 같이 넣으면 하나가 볼 안쪽에 남아 있어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Q. 약을 먹고 바로 토했는데 다시 먹여도 되나요?

A. 임의로 한 번 더 먹이지 않습니다. 토한 시각과 약이 보였는지를 적어 두고 처방한 동물병원에 문의해 다음 회차를 정합니다.

Q. 물을 끝까지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코넬대 안내는 물 대신 고양이가 잘 받아먹는 액체를 써도 된다고 적습니다. 습식 국물을 소량 주는 방법도 있고, 약을 넘긴 직후에 준다는 점은 같습니다.

Q. 투약을 너무 무서워하는데 계속해도 되나요?

A. International Cat Care는 투약이 큰 스트레스가 되면 바로 동물병원에 알리라고 안내합니다. 숨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밥까지 거르면 방법을 바꾸는 신호로 봅니다.

다음 투약일 전에 해둘 것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약봉투를 꺼내 제형을 확인하고, 투약할 자리 옆에 물 6mL를 채운 경구 시린지를 미리 놓아두는 것. 순서를 정해 두면 고양이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투약 자세와 숨기는 방법, 부수면 안 되는 약까지 International Cat Care의 투약 안내에 정리돼 있습니다.

약을 먹은 뒤 침을 흘리거나 삼키기를 힘들어하면 지켜보는 대신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쪽이 낫습니다.

약 먹이기는 힘으로 이기는 일이 아니라 순서를 지키는 일에 가깝습니다. 순서가 정해지면 다음 약봉투가 조금 덜 무겁죠.

약을 다 먹고 창가에서 쉬는 오후
약을 다 먹고 창가에서 쉬는 오후

핵심 포인트

✓ 알약은 혀 가운데 가장 안쪽에 놓아야 밀려 나오지 않는다

✓ 삼킨 뒤 물 6mL를 이어 주면 식도에 남는 약이 줄어든다

✓ 숨길 때는 주식이 아니라 소량 간식에, 부수는 것은 확인부터

✓ 손으로 계속 어려우면 도구나 제형을 바꿔 상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