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방충망 추락, 닫아두면 안심인 줄 알았어요

9월 들어 낮에는 창문을 열어두게 됩니다. 에어컨을 끄고 바람을 들이는 날이 늘고, 별이도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요. 방충망만 닫혀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기 쉬운 계절입니다.
수의사 칼럼을 몇 편 읽고 나서 아라레가 제일 먼저 한 건 방충망 교체가 아니라 창문 손잡이 확인이었습니다. 자료마다 방충망은 추락을 막는 물건이 아니라는 말이 먼저 나오거든요. 창문을 얼마나 여느냐가 더 앞선 문제였습니다.
이 글에서 답하는 것
방충망은 왜 못 막을까
방충망은 벌레를 거르라고 만든 물건입니다. 사람이 기대는 상황도, 동물이 발톱으로 매달리는 상황도 계산에 들어 있지 않아요. 수의사 칼럼들은 방충망이 사람 생각보다 훨씬 약하다는 점을 공통으로 짚습니다.
고양이가 창밖 새나 벌레를 보고 앞발을 걸치면 망이 찢어지거나, 망 자체는 멀쩡한데 틀이 레일에서 빠지면서 함께 떨어집니다. 뒤엣것이 특히 무서워요. 망을 새것으로 바꿔도 틀이 빠지는 건 그대로거든요.

별이가 창가에 오래 앉아 있는 계절
고양이 추락은 계절을 탑니다. 보고된 통계에서는 3월부터 늘기 시작해 7~8월 여름에 가장 많았습니다. 창문을 여는 기간과 그대로 겹칩니다. 9월도 아직 그 기간 안이에요.
나이도 갈립니다. 두 살 미만 어린 고양이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난다고 보고돼요. 호기심이 크고 몸이 가벼워 창틀에 쉽게 올라가는 시기라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나이 든 고양이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별이는 올해 열네 살인데, 나이가 들면 뒷다리 힘과 균형이 예전 같지 않아 창틀에서 발을 헛디딜 위험이 따로 생깁니다. 위험의 이유가 달라질 뿐 사라지지는 않아요.

높은 층이 오히려 안전하다던데
6~7층 이상에서 떨어지면 자세를 잡을 시간이 있어 상대적으로 낫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닙니다. 근거 없는 말은 아니지만, 같은 자료들이 실제로는 더 높은 곳에서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함께 적고 있어요.
아라레가 보기에 이 대목은 집사한테 쓸모가 별로 없는 정보였습니다. 우리 집 층수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까요. 몇 층이면 괜찮다는 기준을 찾는 대신, 애초에 나갈 수 없게 만드는 쪽이 손에 잡히는 일이었습니다.
참고로 실제 부상은 층수와 상관없이 비슷한 자리에 몰립니다. 턱뼈와 앞다리, 뒷다리, 골반 골절이 흔하고 그중 대퇴골 골절은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요. 겉으로 안 보이는 기흉이나 폐 손상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잠금장치 하나로 달라지는 것
돈을 들이기 전에 지금 있는 창문으로 할 수 있는 게 먼저입니다.
✓ 창문 잠금장치를 걸어 열리는 폭을 손가락 두어 개 정도로 고정하기
✓ 창틀 앞에 놓인 캣타워·서랍장처럼 올라설 발판 치우기
✓ 집을 비울 때는 창문 완전히 닫기
✕ 방충망만 닫아두고 안심하기
여기까지 하고도 창문을 활짝 열고 싶다면 그때 안전망 설치를 알아보면 됩니다. 순서가 반대면 돈은 돈대로 쓰고 창문은 그대로 열려 있게 돼요.

겉으로 멀쩡한 게 제일 헷갈립니다
떨어진 고양이가 걸어서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도 안 나고 우는 소리도 없으면 "괜찮은가 보다" 하고 넘어가게 되는데, 자료들이 가장 강하게 경고하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예요.
피가 안 나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착지 충격은 겉에 상처를 안 남기고 안쪽만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기흉이나 폐 좌상, 복강 장기와 척수 손상이 여기 들어가요. 게다가 고양이는 통증을 숨기는 동물이라 아프다는 티가 늦게 납니다.떨어진 뒤 며칠 동안은 이런 변화를 봐 두세요. 절뚝이거나 한쪽 다리를 들고 있는지, 점프를 피하는지, 숨이 가빠 보이는지, 밥을 남기거나 평소보다 안 움직이는지. 사고 직후가 아니라 하루 이틀 지나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목을 못 가누거나 다리를 못 쓰는 상태라면 안아 올리는 방식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목과 허리를 함께 받쳐서 옮기라는 게 공통된 안내예요. 판단이 어려우면 대한수의사회 안내를 통해 가까운 병원을 찾는 편이 빠릅니다.
다행인 소식도 있습니다. 제때 응급처치를 받으면 생존율이 최대 90%까지 보고됩니다. 늦지 않게 데려가는 것이 결과를 크게 바꾼다는 뜻이에요.

오늘 창문 열기 전에
창문 잠금장치를 걸고 열리는 폭을 좁혀 두는 것, 오늘 저녁에 할 수 있는 건 이 하나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면 밤에도 문 여는 동물병원 한 곳을 지금 저장해 두는 일이에요. 사고가 난 다음에 찾기 시작하면 그 시간이 그대로 손해가 됩니다.
창문으로 나간 고양이가 떨어지지 않고 밖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 지역별 구조·보호 중인 동물을 조회할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셔도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별이가 창가에 앉아 바깥을 보는 시간을 뺏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창문을 닫는 대신 열리는 폭을 정해 두는 쪽을 골랐어요. 다만 집마다 창문 구조가 달라서, 미닫이가 아니라 밖으로 밀어 여는 창이라면 잠금장치 자체가 안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창문 손잡이를 돌리는 데 3초, 별이랑 사는 집에서는 그게 제일 싼 안전장치예요.
